몇 주 만에 행복이라는 태그가 달리지 않은 회고를 쓰게 되었다.
요즘 꽤나 행복하게 살았구나 나~
솔직하지 못해 괴로운 나
정확하게는 솔직하지 못해서 괴롭다기보다 내가 솔직하게 행동하지 못했을 때 드는 생각과 발생하는 상황이 괴롭다.
솔직한 사람을 좋아하지만, 정작 나는 솔직하지 않다.
마음대로 살고 싶어하지만 마음대로 살지 못한다.
내가 원하는 대로 살고 싶지만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정말 역설적인 생각이다. 가치관과 목표 자체에도 이상에 대한 동경과 공상밖에 없다.
언젠가 원하는 게 생길 거니까, 언젠가 뭐라도 하고 싶을 거니까. 언젠가 내가 갖고 싶은 게 있을 거니까.
나는 현재를 살고 싶어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미래를 기웃거리는 존재다. 그게 나를 화나게 한다.
미래를 기대하지 않고 현재에 집중하기로 해놓고도, 그러지 못하고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고 싶어한다.
현재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나에게 온전히 솔직해야 한다. 지금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잘 알고,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근데 그게 왜 이렇게 힘들까 ㅋㅋ
나는 가끔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으면서도 꽤 힘들이지 않고 그 생각을 외면한다. 언제나 그래왔기 때문에 내 생각을 외면하는 건 꽤나 쉬운 일이다.
내가 오늘 점심으로 무엇을 먹고 싶은지, 내가 사고 싶은 옷은 무엇인지, 오늘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내게는 모두 물음표다. 나에게는 결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 관측되지 않으면 확률적으로 존재하는 양자처럼.
그래서 어렵다. 나에게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물어보는 욕망에 관한 질문들이 어렵다.
어쩌면 나는 아직도 내 삶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욕망을 나에게 투영하면서 살아가는 것일지도? 그게 내가 원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다.
하고 싶은 게 많은 삶을 경험해 본 적이 없어 사실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내 모습에서 계속해서 모순이 발견되다 보니 나 자신이 모순된 사람이 된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도 계속 이렇게 살고 싶지는 않다. 이렇게 사는 건 역시 멋지지 않다.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는 법부터 시작해보자.
그 다음에는 생각을 제대로 표현해보고, 내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고민해보고, 그냥 받아들이지 않고 돌아보는 연습을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