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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O
Created Date · 2023년 03월 13일 11:03
Last Updated Date · 2023년 03월 13일 11:03

그냥 좀 하자

'그냥'은 생각보다 어렵다

사실 '그냥'이 제일 어렵다. 용기 없는 사람은 더욱 그렇다. 그러나 두려운 마음이 내 발목을 잡는 건 싫었다. 주변에는 언제나 시작도 하지 않고 포기한 일들이 널브러져 있다. 마음속에 부채감으로 남아 있는 일들이다.

괜히 안 될 것 같으니까, 시작하는 것도 무서워서 주저하다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재미있게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때의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현재의 나였다. 그때 할 걸, 그거 한다고 죽는 것도 아닌데 좀 해보지... 언제나 후회했다.

갈수록 나아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뒤로 가는 것 같았다. 잘했던 일도 자신감이 없어졌다. 진짜 잘하고 있는 게 맞을까? 사실은 다 우연이나 운 아니었을까? 부정적인 질문들은 끝이 없었다.

그렇게 2년 간 슬럼프에 빠졌다.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개발도 반쯤 놓았다. 배우는 걸 좋아했던 나는 더 이상 없었다. 흥미도 없고, 잘할 자신도 없어서 재미없게 살았다.

처음으로 '그냥' 해 본 것

우아한테크코스에 지원한 것은 처음으로 상황을 따지지 않고 해 본 일이다. 어느 날 예전에 봤던 공고가 기억나서 우연히 들어가 봤는데 지원자를 받고 있었다. 갑자기 오기가 생겼다. 나도 물러서지 않고 '그냥' 해 보고 싶었다.

지원할 시기가 중간고사 기간이었지만 자기소개서를 썼다. 프리코스도 팀 프로젝트가 많아 시간이 없었지만 할 수 있는 만큼 했다. 최종 코딩테스트 날도 시험 이틀 전이었지만 '그냥 해보는 거야. 괜찮아' 라고 생각하며 갔다.

합격한 날에는 그저 신기했다. 진짜 그냥 하면 될 수도 있구나! 결심했다. 다른 곳이라면 몰라도 우테코에서만큼은 잘하고 싶었다.

그럼에도 '그냥' 주어지는 것은 없다

우테코를 시작하기 전에, '이전의 나와 다른 사람이 되기'라는 목표를 세웠다. 슬럼프에서 벗어나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었으니까.

그렇지만 첫 주는 생각보다 힘들었다. 역시 한 번에 바뀔 수는 없었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비슷한 분야의 사람들을 이렇게 많이 만날 수 있을까? 분명 아니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살던 대로 살고 있었다. 나서기 싫어하고, 먼저 다가가길 주저했다. 10개월 뒤에도 예전과 같은 사람이기는 싫었다. 적어도 어제의 나보다는 나아져야 했다!

완전 다른 사람으로 평생 사는 건 힘들지만 10개월 동안 바뀌는 건 쉽지 않을까? 이번 기회에 시작하기 어려웠던 것들을 망설임 없이 도전해보자고 다짐했다.

사람들에게 먼저 인사하고, 말을 걸었다. 주저하지 않고 말하는 방법을 연습했다. 다들 말 걸기 전에는 무서운(?) 사람들인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다. 크루들과 하는 토론, 이야기, 뭐든 좋았다. 지금은 크루들과 생활하는 게 정말 재밌다. 방학이 아쉬울 정도다.

무엇보다 혼자 찾아보지 않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물어보게 된 것이 가장 큰 변화였다.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고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 가고 있어 기쁘다.

한 달이 지난 지금 돌아보면, 나는 언제나 어제의 나보다 나은 사람이 되어 있었다.

Just Do It!

머릿속에서 맴도는 생각들을 하지 않으면 마음이 편해진다.

이해 안 되는데 다시 말해달라고 해도 되나? 그냥 말 걸어봐도 되나? 굳이 물어볼 필요가 있을까? 이유가 있겠지...

그럴 땐 생각하지 않고 그냥 해보는 것도 좋았다.

잘 모를 때는 크루에게 물어보면 된다. 지금까지는 말 걸어서 싫어하는 크루는 못 봤다. 오히려 다른 크루에게 질문하며 의견을 나누는 건 서로에게 도움이 됐다.

그냥 해도 괜찮다. 우테코에서는 가능하다.

앞으로도 망설여질 때는 Just Do It. 계속해서 어제의 나와 경쟁할 거다. 안 될 것 없다. 할 수 있다 :)